삐뚤어진 욕망이 만들어낸 비극적 코디미, 나를 찾아줘 [Gone Girl]

in #aaa5 years ago (edited)

나를 찾아줘 (2014)

Gone Girl
스릴러
미국
2014.10.23 개봉
149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데이빗 핀처
(주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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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장르는 스릴러이지만 제목을 비극적 코미디로 정해보았는데 자세한 이유는 글의 후반부에 나옵니다.

완벽한 커플이었던 에이미와 닉의 결혼 5주년 기념일,
거실엔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있고 에이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에이미가 어린 시절 소녀들의 우상이나 다름없었던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책의 실제 주인공인 바로 그 에이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때문인지 사건에 좀 더 흥미를 갖게 되고 단순 실종사건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수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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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에이미의 가족은 에이미 찾기 센터를 만들고 수많은 에이미의 팬들이 에이미를 찾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드는 등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하나씩 밝혀지는 단서들은 모두 남편인 닉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다.

존재조차 몰랐던 에이미의 베프나 역시 전혀 몰랐었던 에이미의 임신사실 등 부인에 대해 철저하게 무관심했던 사실, 젊은 여자와의 외도, 닉의 도박/카드 빚, 에이미의 혈흔이나 반쯤 타다 만 일기장 등등

닉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하고, 변호사의 조언대로 에이미의 과거 남자친구들에 대해 파헤치는 한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잘못을 뉘우치고 제발 부인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란다며 간절하게 호소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동정 여론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닉은 젊은 연인과 재혼하기 위해 임신한 에이미를 살해하고도 거짓말을 하는 걸까? 반대로 닉의 말이 사실이라면 에이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범인은 누구일까?

이쯤에서 뭔가 짐작 되시는 점이 있겠지만…그건 결말이 아니라 새로운 장의 시작일 뿐이다

영화가 시작해서부터 끝날 때까지 쉴새 없이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이야기는 크고 작은 사건들과 함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다가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결말에 도달하는데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 안의 삐뚤어진 욕망


영화가 진행되며 관객은 점차 완벽해 보였던 에이미와 닉이라는 인물의 진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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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졸업장에 부유하고 유명한 작가 부모님을 두고 있는 에이미
에이미의 부모님은 에이미가 태어난 후 그녀의 성장과정을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동화책 시리즈로 출판했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어메이징 에이미는 우리나라에서 한때 유행했던 엄친딸처럼 너무 완벽하게 멋진 소녀라 미 전역에 에이미를 동경하며 자란 수 많은 팬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실의 에이미는 어메이징 에이미처럼 완벽한 소녀가 아니었다. 악기를 배우다 그만두기도 하고 학교 운동부 대표선발에 탈락하기도 하는 등 평범한 소녀였는데 겉치레를 중시하는 부모님에 의해 완벽한 아이로 포장되어 수많은 소녀들의 우상으로 자랐던 셈이다

현실의 에이미는 자신도 모르게 비현실적으로 완벽한 책 속의 주인공인 어메이징 에이미와 경쟁하고 완벽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과 비교하며 성장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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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리 출신의 신문사 기자 닉
평범한 집안 출신의 평범한 남자 닉이 뉴욕 출신의 도회적이고 지적이고 집안도 좋은 쿨한 여자 에이미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결혼 후 2-3년은 행복했으나 직장을 잃고 재취업에 실패한 후 부부 사이에 틈이 생길 무렵 고향에 계신 엄마가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 핑계로 뉴욕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인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자존심 싸움?)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닉은 에이미가 조건 없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라지만 …둘 사이는 점점 어긋나기 시작하고 결국 콧대 높은 뉴욕출신 부인 보다는 좀 더 자신을 우러러 바라봐 주는 갓 10대를 넘긴 어린 여자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어쩌면 아내가 바라는 멋진 남성상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고 다른 누군가의 인정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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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결혼생활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단순하게 불경기와 고용불안정 때문일까?

애초 진정한 사랑보다는 자신이 만들어낸 이미지의 (어쩌면 비현실적으로) 멋진 여성을 원했고 그 여성(혹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상으로 자신을 맞춰가며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모습에 우쭐했을 닉.

또한 닉(혹은 대부분의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에 스스로를 맞춰가며 자신이 원하는 남성상으로 닉을 변화시키려 했던 에이미.

상대방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하기 보다는 남들의 눈에 최고의 커플로 비치고 싶어 자기 자신들조차 속이려고 했던 두 사람의 삐뚤어진 욕망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코미디로 보여 스릴러물이지만 뭔가 씁쓸하다.

한편으론, 영화처럼은 아니겠지만 어쩌면 우리들 모두에게 이런 욕망은 어느 정도 내재되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영화의 원작은 길리언 플린의 (Gillian Flynn) 나를 찾아줘(Gone Girl) 이다.

몇 년 전에 읽은 책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 안나지만 내용이 영화보다 더 황당해서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당혹스럽고 도대체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혼란스러웠었다. 개인적으로 책보다는 영화가 메시지 전달을 위해 더 잘 다듬어졌다는 생각인데 다시 한 번 데이빗 핀처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하는 이유이다.

책을 읽고 내 취향이 아니라는 생각에 영화까지 보고 싶진 않았는데 데이빗 핀처 감독이라서 그리고 주위에서 강추하는 사람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었다. 보는 내내 아슬아슬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치밀하게 잘 쓰여진 각본과 연출인건 인정!! 서스펜스와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께 강추 드린다!

최근에 개봉한 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는 제목만 차용한건지 이 작품에서 모티프를 따온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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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국 영화에서 같은 제목을 본 거 같아요.
내용 잘 기억하고 있다가 비교해 봐도 좋겠네요.
우선 멋진 벤 애플렉이 나오니 이걸 먼저 봐야할까요?ㅋ

한국영화는 아들이 실종되었다는것 같은데 혹 보시거든 리뷰 부탁드립니다 ^^
이 영화는 충격적이고 잔인한 장면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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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리스트에 넣었어요. 재밌겠어요.^^

재미있는데 충격적이고 잔인한 장면도 나와서 미리 말씀 드립니다 ^^
제가 너무 순화해서 리뷰를 쓴것 같아요 ^^;;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기억이 나기 시작했네요. ^^
나중에 봐야겠네요.

쇼킹하지만 너무 잘 만들어서 보실만 할거에요 ^^

One of the best crazy movie ever made

보팅유발자들 4회차 보팅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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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리뷰를 통해 제 나름 글쓰기 연습을 해보고 있는데..쉽지 않은것 같아요 ^^;

끌리네요

이벤트 참여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정말 잘 만들어져서 스릴러 장르 좋아하시면 추천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