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hours ago나비---도 종 환--- 누가 너를 용서하지 않을 수 있으랴 네가 생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모습의 벌레로 살았다 할지라도 온몸에 독기를 가시처럼 품고 음습한 곳을 떠돌았을지라도 바로 그렇기…hansangyou (76)in #steemzzang • yesterday갈매기---천 상 병--- 그대로의 그리움이 갈매기로 하여금 구름이 되게 하였다. 기꺼운 듯 푸른 바다의 이름으로 흰 날개를 하늘에 묻어 보내어 이제 파도도 빛나는 가슴도 구름을 따라 먼 나라로…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비가 와도 젖는 자는---오 규 원---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나를…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파도의 말---이 해 인--- 울고 싶어도 못 우는 너를 위해 내가 대신 울어줄게 마음 놓고 울어줄게 오랜 나날 네가 그토록 사랑하고 사랑받은 모든 기억들 행복했던 순간들 푸르게…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호수---조 지 훈--- 장독대 위로 흰 달 솟고 새빨간 봉선화 이우는 밤 작은 호수로 가는 길에 호이 호이 휘파람 날려 보다 머리칼 하얀 옷고름 바람이 가져가고 사슴이처럼 향긋한 그림자 따라 산밑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신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살아 남은 자의 슬픔---베르톨트 브레히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운명이라는 것---천 양 희--- 파도는 하루에 70만번씩 철썩이고 종달새는 하루에 3000번씩 우짖으며 자신을 지킵니다 용설란은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한 꽃대에 3000송이 꽃을 피우는 나무도…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비 그치고---류 시 화--- 비 그치고 나는 당신 앞에 선 한 그루 나무이고 싶다. 내 전생애를 푸르게, 푸르게 흔들고 싶다. 푸르름이 아주 깊어졌을 때쯤이면 이 세상 모든 새들을 불러 함께 지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염소---함 순 례--- 산사태에 묻혔다가 살아 나온 염소 온몸에 진흙 뒤집어쓴 채 눈도 못 뜨고 서 있다 텃논 물꼬 본다고 큰물에 휩쓸렸다가 집채만 한 나뭇등걸 붙잡고 살아 오신 염소 물비린내…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생명의 서---유 치 환--- 나의 지식이 독한 삶의 희의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 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별똥별---이 문 재--- 그대를 놓친 저녁이 저녁 위로 포개지고 있었다. 그대를 빼앗긴 시간이 시간 위로 엎어지고 있었다. 그대를 잃어버린 노을이 노을 위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대를 놓친 내가…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여름 한철---도 종 환--- 동백나무 묵은 잎 위에 새 잎이 돋는 동안 아침 창가에서 시를 읽었다 난초잎이 가리키는 서쪽 산 너머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바로 세우지 못한 나랏일에 마음 흐렸다 백작약…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나란히---육 호 수--- 소반 위에 갓 씻은 젓가락 한 켤레 나란히 올려두고 기도의 말을 고를 때 저녁의 허기와 저녁의 안식이 나란하고 마주 모은 두 손이 나란하다 나란해서 서로 돕는다 식은…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가정---이 상---…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days ago얼굴을 바꾸는 사람들---정 대 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니, 때와 장소를 가려서 수시로 얼굴을 바꾸는 사람들 진정한 너는 어디 있고 나는 어디 있어 무수한 가면들이 몰려가고 몰려오는 날라리 같은 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호수연가---권 영 민--- 깊은 산 외로움 거느리고 바다보다 깊은 파문 속에 내리면 메아리 산울림 되어 울음 우는 호수 달빛 총총히 별을 부른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용 혜 원---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사랑에 더 목마르다 온몸에 그리움이 흘러내려 그대에게 떠내려가고 싶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그리움이 구름처럼 몰려와 내 마음에 보고픔을…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바다---김 소 월--- 뛰노는 흰 물결이 일고 잦는 붉은 풀이 자라는 바다는 어디 고기잡이꾼들이 배 위에 앉아 사랑 노래 부르는 바다는 어디 파랗게 좋이 물든 남빛 하늘에 저녁놀 스러지는 바다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산---권 영 진--- 산은 제 높이만큼 구름을 쉬어가게 하지만 구름은 산의 높이를 알지 못한다. 산은 제 크기만큼 바람을 잠 재우지만 바람은 언제고 그 품속을 떠난다. 산은 제 가슴의 피를…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골방---농부 시인 박 운 식--- 내가 자는 골방에는 볍씨도 있고 고구마 들깨 고추 콩 녹두 등이 방구석에 어지러이 쌓여 있다 어떤 것은 가마니에 독에 있는 것도 있고 조롱박에 넣어서 매달아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