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hours ago어느 봄날---나 희 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hansangyou (76)in #steemzzang • yesterday너 어디 갔니---홍 영 철--- 그때 그 꽃 어디 갔니 그 향기 어디 갔니 그 노래 어디 갔니 그 손길 어디 갔니 그 기쁨 어디 갔니 그 슬픔 어디 갔니 그 말 어디 갔니 그때 그 시간 너 어디…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옛사랑---한 상 유--- 길이 숨는 그때에 점점이 박힌 산꽃 기적 소리에 깨어, 문득 길섶과 4월의 연록 사이 스쳐간 것들로 얼굴 붉힐 줄이야 새삼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푸른 하늘을---김 수 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봄 구경---지안 선사--- 지팡이 끌고 이슥한 길을 따라 홀로 배회하며 봄을 즐긴다 돌아올 때 꽃향기 옷깃에 스며 나비가 너울너울 사람을 따라온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봄---오 세 영--- 봄은 성숙해 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봄비---이 수 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종달새---윤 동 주---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랑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늘도 구멍 뚫린 구두를 끌고, 훌렁훌렁…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산 너머 남촌에는---김 동 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종달새---정 지 용--- 삼동내- 얼었다 나온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 대누. 어머니 없이 자란 나를 종달새 지리 지리 지리리... 왜 저리 놀려 대누. 해바른 봄날 한종일 두고 모래톱에서 나 홀로 놀자.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청노루---박 목 월---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 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봄---오 규 원---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봄비 소리---이 은 봉--- 삼월 초사흘 아침 창가에서 듣는 봄비 소리 방울방울, 자그마하다 찌지골찌지골 달뜬 참새들의 저 노랫소리 잘 보인다 잘 들린다 '푸른 길' 공원 여기저기 튀어 오르는 봄비 소리 눈 감아도 동글동글하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무릇, 봄날이 간다---한 상 유--- 송골송골 멍울 선 앵두나무의 밤 그늘 밑, 카악- 가래 올려 뱉고, 한 개비 피워 문 동그란 입술로 를 흥얼거리는 아랫집 그니... 도 그니지만, 대놓고 쓸쓸한…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days ago봄소식---문 현 미--- 바닥이 환히 드러나 보이는 호수에 물닭 몇 마리 유유히 물길을 내고 있다 날개 밑이 슬그머니 부풀어 올라 물 낯바닥이 자꾸만 간지럽다 참 파릇한 봄날 아침에 물안개 피어오르는 편지 한 통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다시 오는 봄---도 종 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이 납니다 기러기떼 열 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개여울---김 소 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4월의 노래---박 목 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합주---정 끝 별--- 혼자서는 느리거나 빠르다 둘이면 조금 빨라지고 셋이면 조금 더 빨라진다 사랑에 빠질 때도 사랑이 빠질 때도 둘의 박동은 심장을 건너뛰고 셋의 박동은 심장을 벗어나기도…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는개---한 상 유--- 걸케 풀려 쫄랑쫄랑 돌부리에 채이면서, 둔덕 가랑이나 적실 깜냥껏 흩뿌려진 한나절, 발을 담근 왜가리의 영토는 제법 포실하려니, 아직은 물 댄 논에 쟁기 소리 차갑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