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위에 수련을 심은 고양이들

in zzan20 days ago

잔잔한 호수 위, 오래된 나무 배 하나가 천천히 떠다녔다.
그 배 위엔 고양이들이 정성스럽게 작은 연못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소라’는 앞발로 흙을 고르고, ‘유키’는 조심스럽게 수련 뿌리를 심었다.
배 중앙엔 둥근 물그릇이 있었고, 그 안에서 첫 번째 수련잎이 떠올랐다.
햇살은 반짝이며 고양이들의 작업을 축복하듯 내려쬐었다.
“이젠 꽃이 피면, 배도 더 예뻐지겠지?” 유키가 웃으며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작은 벌 한 마리가 배 위로 날아와, 막 핀 수련잎에 내려앉았다.
고양이들은 조용히 앉아 물결과 함께 흔들리며 그 순간을 음미했다.
그 배는 이제 단순한 배가 아닌, 고양이들의 떠다니는 정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