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25 미국이 이란을 폭격한 본질적 이유, 한국과 한국언론에 주는 함의
전쟁이 발발하는 이유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은 영토문제와 같은 전통적인 정치적 이유보다는 자원의 탈취와 자본의 진출이라는 경제적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전쟁이란 것이 원래 정치적 경제적 모든 원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제국주의 국가의 전쟁은 경제적 이유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쟁이란 자본주의 체제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으나 이란-이스라엘가 휴전을 했다. 이번 전쟁을 보면서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왜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하면서 전쟁을 일으켰는가 하는 것이다. 명목상으로는 이란의 핵개발을 막는다고 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명목에 불과한 것같다. 실제로 이란의 핵능력을 완전하게 무력화해서 후환을 없애려고 한다면 B-2 폭격기 한번 지나가면서 벙커버스터 폭탄 10여발 떨어뜨리고 해결되었다고 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애시당초 군사적으로 이란의 핵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전쟁을 일으켰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과 승산없는 전쟁을 일으켰다. 트럼프가 B-2폭격기로 이란을 폭격하더니 이제 그만하자고 말했다. 여전히 이번 전쟁을 이란과 이스라엘 양자간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것 같은데, 필자가 보기에는 가장 전형적인 미국의 이란에 대한 대리전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석유자본에 이용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미국의 지원에 생존이 달려있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요구를 거절할 수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이 미국을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본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벙커버스터를 떨어뜨리고 이란의 핵능력이 무력화되었다고 떠들었지만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폭격이 실제로 이란의 핵능력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껏해야 6개월 정도 이란의 핵능력을 지연시킨 것이란 말이다. 말인즉, 미국은 이란의 핵시설 지역 표면만 타격하고 내부에는 거의 아무런 충격을 주지도 못했다는 평가다. 며칠동안 미국의 이란 폭격으로 이란의 핵시설이 완전하게 붕괴되었다고 떠들어대던 한국의 소위 전문가들은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미국 언론의 평가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폭격에서 완전하게 실패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유를 그들이 말한 이란의 핵능력 무력화라는 표면적인 이유가 아닌 보다 본질적인 원인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란과 이스라엘간의 전쟁도 경제적 이유가 직접적으로 작동했다고 하겠다. 이번 전쟁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의 붕괴, 이라크의 미군철수 요구, 가자사태를 촉발한 천연가스에 대한 통제문제 등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동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서아시아 지역에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세계 에너지의 흐름을 장악하고 통제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가장 중요한 동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대를 차지하려고 하는 것은 가자지대 연안을 따라 매설되어 있는 막대한 천연가스 때문이란 설명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하겠다. 미국또한 가자지대의 천연가스에 이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이란과 이슬람세계가 가자지대에 대한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순니파는 이스라엘의 가자지대에 대한 개입을 용인한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GCC국가들은 이미 미국의 의도에 굴복한지 오래다. 유독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이슬람 국가만이 가자지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하고 실력으로 개입하고 있을 뿐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영원한 주인은 자본이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한국과 같은 동양적 사회의 자본주의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에서 재벌들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정치권력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이미 동양 특히 한국과 중국은 2천년 넘게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가장 중앙집권적인 국가 정치권력 체계를 유지한 국가다. 한국이 비록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2천년 넘게 내려온 삶의 방식이 불과 80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바뀔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적 토양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정치체제는 북한과 같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체제인지도 모른다.
미국이 이번에 이란과 전쟁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이란을 가자지대의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손을 떼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붕괴, 그리고 헤즈볼라에 대한 집중적인 타격 등도 가자지대에서 팔레스타인 인들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의 일환이었다고 보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고 하겠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인들을 시리아나 이집트 등지로 집단이주시키려 한 가장 큰 이유도 가자지대 연안의 천연가스 확보라는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외국 언론에서 여러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한국언론이 다룬 것을 보지 못했다. 필자는 홍해를 통제하고 있는 예멘후티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본진인 이란을 타격했다는 설명도 충분하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필자는 이번 휴전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란은 앞으로도 가자지대에 대한 관심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의도를 충분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전쟁이란 상대방의 의도를 간파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이란은 미국과 군사적 충돌을 잠시 중단하였을지는 모르나 미국의 의도대로 일이 돌아가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언론이나 대중은 냉혹한 이해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충돌하는 국제정치적 문제에 아주 쉽게 도덕적인 관점 혹은 자신의 편파적인 감정에 따라 평가하는 것 같다. 국제정치적 문제에 대해 어느 편을 들 필요는 전여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란-이스라엘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누구편을 들어야 하는가를 굳이 따진다면 이기는 편을 들면된다. 아무리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패배한 편을 들필요는 전혀 없다. 패배한 편을 들면 나라가 망한다. 한국이 이란-이스라엘 문제를 보는 문제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의 원유수입량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고 한다. 너무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에너지 수입의 다변화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대안으로 미국을 선택하거나 러시아를 선택하는가는 또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