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18 '목표의 원칙'에서 벗어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G7회의 참가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하던 트럼프가 급거 귀국해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나서 이란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이란의 공역을 완전하게 통제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란을 마음대로 파괴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와함께 이란의 '레짐 체인지'까지 언급했다. 미국 본토에서 주요 항공자산과 니미츠 항모전단이 서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미국이 이란에 공격을 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 이스라엘의 언론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참가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과 방송인 터커 카슨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미국 제국이 붕괴된다면서 우려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이란 정책을 보면 어설프기가 짝이없다. 미국이 과연 제국의 역량과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먼저 미국의 대이란 정책은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시절 이란과 핵협상을 했다. 트럼프가 들어서서 이란과의 핵협상을 모두 파기했다. 바이든 때에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어정쩡한 입장이었다. 트럼프 2기들어서 이란 핵능력을 파괴한다고 이스라엘을 앞세워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대통령이 바뀌었으니 대이란 정책도 바뀔 수 있다고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국가적 목표는 정권이 바뀌어도 함부로 바꾸면 안된다.

전쟁에는 원칙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이 '목표의 원칙'이다. 미국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다. 목표는 '명확하고 달성가능'해야 하며 한번 정하면 지속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도 마찬가지고 군사작전도 마찬가지다.

트럼프가 주장한 '핵무기 능력 제거'와 '레짐 체인지'는 듣기는 좋지만 달성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미국은 군사공격과 압박으로 이란의 핵능력을 제거할수 없고, 레짐 체인지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미국이 B-2 폭격기로 집중폭격해 이란의 지하핵시설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것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란도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아닌데 미국의 B-2 폭격기의 벙커 버스터를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없다. 조선의 핵시설도 마찬가지다. 산등성이에 옆으로 파고 들어가면 벙커버스터로부터 안전한 지하시설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란은 산맥의 나라다. 미국이 한국에 만든 벙커도 산등성이에 옆으로 파고 들어가서 만들었다. 핵무기를 투하해도 안전하다고 한다. 미국이 하는 것을 다른 나라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만이다. 굴파는 일은 그리 어려운 첨단공학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레짐체인지는 더더욱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이란은 신정국가다. 하메이니 같은 종교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그 자리를 이어 받을 성직자는 숱하게 많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위장성을 암살했지만 그 자리를 계속 이어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이 공격을 하면 할수록 이란의 '레짐'은 더욱 강화된다.

미국은 자신의 생각대로 모든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란에 대한 공격중에 항모가 피격을 당하거나 B-2 폭격기가 격추되면 어떤 일이 생기겠는가? 이미 이스라엘의 F-35 4대가 이란에 의해 격추되었다. 지금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공역까지 들어가지 않고 이라크에서 이란을 공습하고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란 지역으로 접근하면 스텔스기도 격추를 당한다는 것이다. B-2 전폭기도 스텔스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F-35가 떨어지는데 B-2라고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니미츠 항모나 칼빈슨 항모가 이란의 탄도미사일에 맞기라도 하면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미국도 이란의 배후에 중국과 러시아가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에 미국 폭격기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제공할 것이며, 필요한 탄약과 장비도 제공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이란의 배후에 있는 중국 및 러시아와 전쟁을 해야 한다.

5일간의 이란-이스라엘 전쟁동안 이란도 피해가 컸지만 이스라엘의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란의 피해상황은 그대로 보도가 되지만 이스라엘의 피해는 보도가 되지않는다. 이스라엘 당국이 보도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스라엘의 최대 항구인 하이파는 거의 기능이 마비되었다. 이스라엘에 장비와 물품을 반입할 수 있는 기능이 60%이상 줄어 들었다고 한다. 전쟁은 장기전으로 가면 결국 물량전이다. 이란은 모든 것을 스스로 생산한다. 원료와 식량 무기도 스스로 만든다. 이스라엘은 거의 모든 것을 외부에서 조달한다. 외부에서 조달하는 국가의 항구 기능이 무력화되고 있다. 당연히 전쟁을 오래할 수 없다. 시간이 가면 이스라엘이 곤경에 빠지게 되는 것은 명확관화하다.

미국이 아무리 항공 공격을 가한다고 하더라도 이란을 굴복시킬 수 없다. 그리고 이번에 서아시아에 투입되는 미국의 해공군 전력은 이란을 굴복시킬 수 있는 정도가 되지 못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다시 되돌아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만일 다시 대화를 시작한다면 미국은 이란에 엄청난 양보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완전하게 권위를 상실한다. 미국으로서는 체면깍이는 일을 할수는 없다. 제국이 체면을 잃어 버리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

니미츠 항모전단이 인도양에 들어가려면 며칠이 더 필요하다. 그 사이에 미국-이란-이스라엘이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구하는 목표는 전쟁으로 달성할 수 없다. 애시당초 처음부터 잘못 시작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