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13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평가, 성공했나 실패했나?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총사령관이 사망하고 핵관련 과학자가 몇명 사망했다는 보도가 올라왔다. 이스라엘이 목표로 한 이란의 핵시설에 어떤 피해를 주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아직 제대로된 보도가 올라오지 않았지만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몇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스라엘이 어떤 방법으로 이란을 공격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전투기 수십대가 동원되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이스라엘 본토에서 발사된 탄도탄 및 순항미사일, 두번째 전투기에 장착된 미사일이다. 여기에서 이상한 것은 이란의 방공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다는 내용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란도 이스라엘이 공격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렇게 맥없이 공습을 받았다는 것이 믿어지기 어렵다. 아직 이란의 방공망이 제대로 작동했다는 보도가 올라오지 않은 것인지, 작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전투기들이 이란과 상당한 거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돌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이 목표로 한 핵시설을 제대로 파괴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란의 핵시설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 웬만한 미사일 공격으로는 파괴하기 어렵다. 핵무기로도 파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보면 이스라엘이 이번에 노린 공격목표는 핵시설보다는 혁명수비대총사령관을 위시한 주요 군인사들과 핵과학자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요인사 제거를 목표로 했다면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이란 주요인사 몇명을 제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결정적으로 파괴하지 못했다면 이번 공습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방사능노출이 없다는 뉴스를 보면 핵시설에 피해를 준 것같지는 않다.
이번 공습은 오히려 이란의 핵무장을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의 국회의원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론에 발표한 적도 있었다. 이란의 핵무장을 가로 막는 것은 미국의 압박이나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이 아니라 이슬람 교리이다. 이슬람 교리로 인해 이란 최고종교지도자가 핵무장을 승인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란 최고종교지도자가 이란의 핵무장을 승인하는 핑계거리로 작동할 충분한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핵무장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에 미국은 즉각 자신들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이런 발표를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에서 이스라엘의 핵능력 해체를 요구했고 그로인해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은 결렬되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핵능력 제거를 핵협상의 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자체적인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13일 공습 이틀전인 11일 미국은 이스라엘주대 대사관을 폐쇄하고 자국민 철수를 단행했다. 이는 이미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이스라엘의 공습뒤에는 미국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미국이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은 설득도 하지 못하고 강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패권의 말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목표를 선정하고 필요한 탄약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인다. 미국이 발을 빼는 것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충돌로부터 회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이다. 미국이 발을 뺀다고 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스라엘이 수일에 걸쳐 공습을 계속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이란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향후 사태를 예상할 수있는 관건일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보다 절대우위의 탄도탄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얼마나 보호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스라엘은 군사적이 방법으로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없다. 군사적인 방법으로는 이스라엘이 원하는 작전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군사작전은 이스라엘의 국가이익에 별로 도움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란의 핵무장을 더 도와주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앞으로 더 두고보아야 하겠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기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