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27 러시아의 북한군 참전 인정과 그 의미 그리고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

in news 지정학과 세상읽기21 days ago (edited)

러시아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쿠르스크 작전에 북한군이 참전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북한군의 러시아 참전이 사실임이 밝혀졌다.

필자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참전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이런 주장을 했는데 러시아 총참모장이 사실이라고 밝혔으니 입장이 머쓱함은 어쩔 수 없다.

게라시모프가 북한국 참전사실을 발표했으나 아직도 북한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실제 전투에 참전했는지 아니면 전투가 아닌 지원임무만을 수행했는지를 확인하려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할 것이다.

게라시모프의 발언중에서 북한군의 참여를 언급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우크라이나 군대를 물리치는 데 상당한 지원을 제공한 북한 군인들의 국경지역 쿠르스크주 해방 참여를 특별히 언급하고 싶다" 여기에서 상당한 지원이라는 말이 직접 전투에 참가한 것인지 아니면 전투지원 이나 전투근무지원 같은 분야인지는 불분명하다

군사용어에서 '전투'란 보병, 기갑, 육군항공 등 직접 적과의 전투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전투지원'이란 전투를 지원하기 위한 '포병', '공병'. '통신'등의 영역을 의미한다. '전투근무지원'이란 병참, 수송, 보급 등을 의미한다

한편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 병사들은 북러조약에 따라 쿠르스크에서 우리 군과 한 참호에서 어깨를 맞대고 피를 흘리며 싸웠고 적의 침략으로부터 러시아 영토를 해방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했다"고 발표했다. '한 참호'에서 어깨를 맞대고 피를 흘리고 싸웠다는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이 전투에 직접 참전한 것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외교적인 수사인지는 불분명하다. 이 또한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러시아측이 북한군 참전사실을 밝힌 것과 달리 여전히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의 참전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기자들의 발언도 존재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패트릭 랭카스터는 북한군인들이 전쟁에 참전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최근에 밝혔다.

"[북한군을 보셨나요?]

아니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북한군에 대한 보고를 조사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소문은 전 세계에 퍼져 있지만, 저는 아직 아무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여전히 북한군의 파병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러시아의 인정일뿐이라는 점은 여전히 이상하다. 전선에서 북한군의 실제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동안 북한군 증거라고 나온 거의 모든 자료와 증거들은 조작되었거나 아예 거짓이었다. 심지어 유용원이 북한군 포로라고 하면서 면담까지 했는데 그 포로는 북한군이 파병되었다고 하는 쿠르스크가 아닌 돈바스 지역에서 잡았다고 했다. 필자는 유용원이 면담한 북한군 포로도 여전히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의 정황을 종합해보더라도 북한군 특수군단이 쿠르스크 전선에 파병되었다는 그간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북한군 파병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된 것은 윤석열 정권이 한국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그런 가능성 때문에 북한군 참전에 관한 국정원과 국방정보본부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보부의 정보제공에 주목했고 그들이 제시한 정보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밝혔던 것이다. 물론 여전히 국정원과 국방정보본부,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보부가 밝힌 정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자 한다

윤석열의 계엄이후 북한군 참전 문제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 그것은 윤석열 탄핵이후 한국이 우크라이나로 파병하는 미친짓을 할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비밀로 유지하던 북한군 참전 사실을 알렸다. 이런 상황은 그냥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왜 그랬는지 생각을 해보아야 하고 평가를 해야 한다.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다.
첫째로 북한군의 참전활동을 공표할 만큼 그리 중요한 전투임무가 아니었을 가능성이다.
둘째로 북한군 참전사실을 공표하면 미국과 유럽의 개입이 더 강력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을 가능성이다.
셋째는 한국이 군대를 파병하고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넷째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보상제공을 공식화하고 미국의 북한제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만일 그렇다면 이제부터 북러간 경제교류와 협력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북한에 대한 제재무력화는 국제정치적으로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결국 북한군 파병 사실을 밝힌 것에는 향후 국제정세의 변화를 감안한 이유일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것이다.

러시아는 북한 문제를 단순하게 북러간의 양자문제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을 미국과 일본의 연해주 지역으로의 접근을 막기 위한 일종의 교두보로 활용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미국 트럼프의 동북아지역 경영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으로 북한문제를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북중관계를 매우 가까운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북한과 중국은 관계가 별로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동북아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에게 있어서 가장 약한 고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중국과 러시아의 약한고리를 파고들 개연성은 여전히 있다.

러시아가 트럼프가 북한과 관계개선과 같은 카드를 사용할 개연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생각할 필요도 있다고 하겠다.

흥미로운 것은 그동안 잠잠해져가던 북한군 참전문제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언급함으로써 그 불씨를 살렸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북러상호조약에 의해 북한군이 쿠르스크 작전에 참전했으므로 러시아도 북한유사시 개입할 근거와 의무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하면 중국이 개입한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러시아까지 직접 개입하는 것을 상수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한국의 정신나간 극우군사모험주의자들이 마치 무뇌아처럼 준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우려된다. 한국의 동북아 정치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일전에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중국과 경제 및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었다. 결국 한국은 북한에 대한 대외정책적 견제를 위해 여전히 북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와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과의 동맹은 군사적 대응은 될지 모르나 더 큰 범위에서의 외교안보적 대응은 별로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인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게 실질적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