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27 미국과 국제정치 상황 평가, 이란문제와 NATO 방위비 확대의 함의

현재의 국제정치에 중요한 다섯가지 정도의 이슈가 있다. 그 이슈를 정하는 것은 패권국가의 역할이자 기능이고 권한이다. 다음과 같다.

1 이란문제
2 NATO 방위비 확대이다.
3 중국과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
4 우크라이나 전쟁
5 북한핵문제

미국 대통령은 이런 이슈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추진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등장해서 가장 먼저 접근한 것이 1 이란문제와 2 NATO 방위비 확대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제일먼저 해결하려했으나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도권을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 트럼프는 즉각 방향을 돌렸다. 바로 이란문제와 나토의 방위비확대이다. 이

트럼프가 이란에 강경책을 사용한 것은 팔레스타인의 가자지대 해안에 위치한 석유와 천연가스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순니파 국가들이 모두 팔레스타인 가자지대에서의 주민강제이전에 사실상 동의한 상태에서 여기에 방해를 하고 있는 본진인 이란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가자지대에서 이란의 관심을 돌리고 더 이상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대이란 정책이 성공했는지 아닌지는 이란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트럼트의 생각과 달리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번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과 같은 도시와 주요 군사표적에 상당한 피해를 주었고, 미군의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과의 전면적인 충돌을 최대한 회피하는 가운데 핵능력을 유지했으며, 핵에 관한 행동의 자유를 확보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이란은 미국과 1:1로 상대하면서도 굴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아시아의 맹주와 같은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다. 서아시아는 미국과 이란이 경영하는 그림이 될 것이다. 이번에 이란이 러시아와 중국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지 않은 것도 서아시아의 전략적 상황과도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은 핵능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북한과 비교가 된다. 북한은 단호한 입장으로 고난의 행군으로 주민이 굶어죽어가는 고통을 겪으면서 핵을 개발했다면, 이란은 미국의 압력으로 인한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회피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소위 '완화된 핵능력 확보'전략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란은 이번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 것이다. 이란은 매우 노회한 국제정치를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부할 것이 많은 나라라고 하겠다.

재미있는 것은 트럼프가 이란과 핵합의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목적이 이란의 핵능력 제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이란이 가자사태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하메네이의 태도로 보아 가자지대에 대한 기존의 입장이 바뀔 것 같지 않지만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 미국과 이란이 가자지대와 핵능력보유를 두고 서로 거래를 했을 가능성을 완전하게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토의 GDP 5% 방위비 증액결정은 트럼프의 완전한 승리다. 미국이 나토와 한국 및 일본에게 방위비를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미국산 무기를 사라는 이야기다. 나토가 2035년까지 방위비를 증액하는 것과 우크라이나 전쟁 혹은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나토의 방위비 확대 결정을 보면서 미국이 이란에 폭격을 한 것도 방위비를 확대하도록 하기 위한 책략의 일환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겠다. 이란에게 얼마나 피해를 입혔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란 폭격으로 생산되는 각종 선전선동적 효과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군사적 충돌로 얻은 것이 무엇일까? 이란의 핵능력 확보에 자유롭게 되었다. 원래 원하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된 것이다. 가자지대의 석유와 천연가스 문제는 팔레스타인 인들을 모두 강제이주시키거나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번에 가장 손해를 본 국가는 이스라엘이라 하겠다. 원래 대리전을 수행하는 국가의 운명이 그렇다. 차이는 있지만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나 그 입장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미국은 한국에게도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것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증액과 한반도 안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면 연합사를 해체하고 한반도 안보를 한국군이 전담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다. 한국이야 남북간 대치상황이니까 방위비 압박을 받는다고 치자 그러나 유럽과 일본은 가공의 적에 대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러시아가 유럽을 침공할 가능성은 1도 없고 일본은 현재 자신들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안보위협이 없다.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군사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기 보다는 외교적인 교섭이 더 주효하다. 현 단계에서 일본이 중국과 전쟁을 할 이유는 전무하다.

한국도 조선과 전쟁을 하자고 달려들 것이 아니라 앞으로 평화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조선은 국가발전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민족문제에서 인민경제문제로 정책방향을 완전하게 수정한 것 같다. 갈마지대에 약2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리조트 시설을 건설했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지금 한국은 이미 전혀 성격이 다른 위협 그리고 이미 존재하지 않는 적과 싸우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이번에 트럼프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 같다. 나토의 방위비 증액문제는 완전하게 성공했다. 이란문제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이란의 향후 태도를 보아야 알 수 있다. 이란문제는 트럼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의 문제이고 지금 당장은 트럼프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야말로 엉뚱한 짓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