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25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해 비상식적인 글을 쓴 이유, 결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러날 수 없기 때문이다.

in news 지정학과 세상읽기11 days ago (edited)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심각하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면서 유럽이 돈을 대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트럼프의 이 글을 두고 다양한 평가를 하고 있다.

평가중에서 가장 압도적인 것은 트럼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트럼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제대로 몰라서 그런 글을 썼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트럼프가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감수하고 이런 내용의 글을 올린 목적이 분명이 있다고 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미국은 현재 러시아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얼마나 파멸적인 상황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하겠다.

일부의 전문가들은 트럼프에게 정보당국이 거짓보도를 한다거나 또는 누군가가 트럼프에게 제대로된 정보보고를 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가장 정확하게 보고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는 지극히 당연한 질문을 해야한다. 왜 트럼프는 바보같은 내용의 그를 소셜 미디어에 올렸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답변은 두가지 정도라고 하겠다. 첫번째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전쟁자금을 많이 지출하여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더 많이 사가라는 것이다. 둘째는 미국은 지금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방적인 패배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전쟁으로 곤경에 빠져 곧 망할 것이라는 내용의 발언은 유럽의 대중들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유럽의 지원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우민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트럼프가 바라는 방식의 현상황에서의 휴전은 불가능하며, 이럴 경우 미국은 전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하게 장악하고 점령하는 방식, 혹은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이 완전하게 배제되는 방식의 휴전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이번에 한 발언은 미국은 앞으로 우크라이나가 완전하게 패배하는 형식의 전쟁종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이렇게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은 우크라이나에 투자한 미국자본의 향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흑토의 약 1/2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몬산토, 카길 및 듀퐁과 같은 기업들이 블랙록, 블랙웰 및 뱅가드같은 사모펀드의 자금지원을 받았고 그 뒤에는 미국의 연기금이 있다고 하는 보고가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세계 밀무역의 1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말은 미국의 거대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농업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미국의 패권이 붕괴하는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중국과의 경쟁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패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면 미국 자본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고 이와 함께 유럽 안보구도는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역사상 세번째로 러시아가 유럽을 장악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첫번째는 나폴레옹 전쟁, 두번째는 제2차 세계대전, 세번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미국에 있어서 중국과의 충돌과 경쟁으로 인한 패권의 상실은 우선순위로 볼때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한참은 뒤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것은 러시아를 상대로 재래식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물론 미국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접 뛰어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핵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의 약점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이번 전쟁에서 유럽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완전하게 구축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알고 있다. 러시아는 당연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면 미국 기업들과 마이단 사태 이후의 토지양도계약을 무효화시킬 것이다. 형식적으로 마이단 이후 수립된 우크라이나 정권은 불법적이다. 러시아는 미국기업과 우크라이나 정권과의 계약을 무효화시키기 위해 당연히 마이단 사태의 불법성을 이용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축출되면 미국의 사모펀드도 심각한 손실을 당하게 되고 미국 연기금들도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예상되는 손실의 액수가 얼마가 될지는 미지수지만, 미국의 자본에 상당히 심각한 타격임은 분명하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러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결국 트럼프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퇴로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는 매우 답답한 처지에 처해 있다고 하겠다. 그런 답답한 심정이 그의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