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4 현실화된 미국의 패권붕괴와 2등국가로의 전락, 한국의 선택은?

트럼프 등장이후 지정학적 변화가 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정학적 변화를 가속화한 것은 트럼프의 강압적 대외정책이다. 트럼프는 관세로 전세계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각국이 미국에서 이탈하고자 하는 구심력만 강화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권은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역량을 강화하고 확보하려는 여타 국가와 달리, 미국을 향해 더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지정학적 대격변, 즉 미국의 패권 상실은 더 이상 상황을 미리 내다 보려고 하는 일부 평론가의 주장에서 머물지 않는다. 미국의 패권상실은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이 되어 버렸다. 최근 발생한 몇가지 징후와 현상을 정리해보자

첫째, 기존 미국 동맹국의 이탈이다. 거기에는 캐나다와 스위스 같은 국가들을 들 수 있다. 캐나다는 트럼프의 관세부과에 정면으로 저항하고 있고 스위스도 매우 당혹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앞으로 트럼프 방식의 대외정책에 동의하지 않게 될 것이고, 이런 움직임은 유럽 국가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프랑스, 독일, 심지어 영국까지 합세한 팔레스타인 국가인정이 아닌가 한다.

기존 미국 동맹국의 이탈, 특히 유럽의 분열은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에 심각한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한 것이 미국의 EU에 대한 관세부과와 즈음하여 일어났다는 것이 절대로 우연이라고 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유럽은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정치외교적으로 보복을 가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유럽이 미국에 대한 종속적 지위와 위치를 변경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를 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 현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따라 전개될 것이다.

둘째, 미국의 추가관세부과 협박에 대한 인도의 대응이다. 트럼프는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수입하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인도는 트럼프의 협박을 정면으로 무시했다. 8월 2일 인도 외교부 외교부 대변인 란디스 자이스왈은 정례브리핑에서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는 안정적이고 시간의 시험을 견뎌온 관계라면서 미국의 시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전 하루 평균 6만 8천배럴의 원유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으나, 23년 5월에는 215만 배럴까지 수입했다. 인도는 전체 원유 수입의 약 40% 정도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국익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대외정책을 기조로 삼고 있다. 미국은 이런 인도를 점점 더 러시아와 중국으로 밀어 부치고 있는 것이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인도와 이란이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면, 세계사의 역사 진행 방향이 완전하게 바뀐다. 트럼프는 러시아, 중국, 인도 및 이란을 점점 더 강력하게 협력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황으로 접어 들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은 미국이 직접 참전해도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가 러시아에 핵무기 공격위협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러시아에 비해 재래식과 핵무기 영역 모두에서 열세이다. 유일하게 우위에 있는 해군력도 군사과학이 발전으로 실제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항모전단은 모두 아주 좋은 커다란 표적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미 드러났다. 미국의 항모전단이 예멘의 허접한 미사일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 해군력의 허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 들었다. 우크라이나는 더 동원할 병력도 없다. 오죽하면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병사로 동원하겠다고 하고 있다. 거리에서의 무차별적 동원도 점점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공개적으로 무차별한 동원을 거부하고 있다. 돈바스 전선은 매우 넓다. 우크라이나 군은 주요 전투지역의 측면을 거의 비워두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의 피해는 하루 1500명 이상을 상회한다. 작년 재작년보다 피해정도가 더 늘어나고 있다. 돈바스 전선의 핵심방어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크로마토르스크와 슬라뱐스크가 붕괴되면 돈바스 전선은 완전하게 붕괴된다. 그 이후에는 제대로 방어할 병력도 없고 방어진지도 허술하다. 러시아는 화력도 압도적이다. 유럽 전체가 달라붙어도 러시아를 상대할 수 없다. 만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개입하면 나폴레옹 전쟁이나 제2차대전의 재판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그런 상황까지 생각하는 징후도 발견된다.

미국은 더 이상 러시아를 견제할 군사적 능력이 없다. 핵무기 능력은 러시아가 미국보다 월등하다. 숫적인 우위가 아니라 질적으로도 미국이 러시아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 되어 버렸다. 이미 미국은 군사적으로 2등국가다.

넷째, 미국이 군사적으로 2등국가로 전락했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에서 연합해군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미 동해는 중국과 러시아가 장악했다. 중국이 서해를 내해화한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이미 동해까지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하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물론 동해가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하에 들어간 것은 조선의 핵무기가 실전배치되면서 미국 항모전단이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자신의 방위를 위해서 미국에게 더 이상 의존할 수도 없고 의존해서도 안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한국의 지식인과 언론은 한국주변의 지정학적 변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도무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대외정책노선을 확고하게 수립하는 것이다. 지금은 앞으로 어떤 국제정치질서가 형성될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려운 카오스의 시대다. 이럴 때 믿을 것은 오로지 자신밖에 없다. 이미 붕괴하고 있는 미국에 자신의 운명을 맡긴다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일이다. 이런 어리석은 일을 이재명 정권이 하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군이 중국에 대한 견제에 참여하겠다고 하면, 한국의 미래는 그대로 날라간다. 이재명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에게 미국의 요구가 지나치니 한국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붕괴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배에 올라탈 이유가 전혀 없다. 앞으로 미국과 무역흑자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규모로만 보면 중국과의 교역이 미국보다 더 많다. 중국은 우리가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되는 상대다. 게다가 동북아지역에서 힘의 균형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