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12 트럼프의 대중국 90일 관세유예 명령서명과 국제정치질서의 변화를 보는 시각

8월 11일 트럼프가 중국과 관세부과를 90일간 유예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서 중국상품이 한국이나 일본 상품보다 더 가격경쟁력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미 한국, 일본, 유럽은 미국에게 관세를 부과당하고 있다. 그런데 대중국 관세유예 명령의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은 90일동안 중국상품에 대해 관세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최소한 3개월간 미국에서 중국상품은 확실한 가격우위를 확보하게 될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 일본, 유럽은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물론 어떻게 될 것인지는 관세유예가 어떻게 될 것인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진짜 핵심적인 문제는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 유예가 중국과의 관세전쟁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중지를 무기삼아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응했다. 중국은 여전히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희토류의 미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이 이번 관세부과 유예에 따라 군사적 목적의 희토류 수출을 허용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마도 계속 수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한다.

군사적 목적의 희토류 수출을 중지하면서 미국 군수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첨단 무기의 생산지연과 차질은 불가피하다. 만일 중국이 계속해서 군사적 목적의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다면, 앞으로 미국의 군사력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 중국은 수천년동안 현실세력정치에 매우 익숙한 나라다. 지금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절대로 그냥 허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만일 미국이 희토류를 공급받지 못하면, 군사적 우위를 완전하게 상실할 것이다. 지금도 이미 미국의 군사력은 열세에 접어 들었다. 미국은 주요 전략 거점에서 운용할 군사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을 지켜줄 능력이 이젠 없다.

22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25년 관세전쟁으로 미국은 패권을 완전하게 상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 패권의 붕괴를 촉발했다면, 관세전쟁은 미국 패권의 붕괴를 확실하게 기정사실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관세전쟁으로 미국은 패권국가의 유지에 가장 중요한 하위파트너에 대한 설득능력을 상실했다. 게다가 중국으로부터 희토류 금수라는 예기치 않은 역습을 받아 군사력의 우위까지 완전하게 상실했다.

미국이 앞으로 자신이 필요한 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예측이 있다. 10년이 아니라 3년에서 5년만 지나더라도 미국의 군사력은 사실상 붕괴될 것이다. 첨단전투기와 초정밀미사일, 그리고 핵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첨단방공미사일도 생산할 수 없다. 미국은 이미 재래식 전쟁에서의 우위도 상실하고 있는데 첨단 전쟁에서의 우위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이제 해외투사능력의 확보와 유지가 아니라 본토방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 같다.

필자는 이번 관세전쟁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로 미국 패권의 가장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군사력 우위를 완전하게 상실했다고 보고 있다. 몇년후면 우리는 지금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군사력에 안보를 의지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은 이런 현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힘으로 안보를 확고하게 할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국제정치질서는 힘에 의해 좌우된다. 힘의 첫번째는 군사력이고 두번째는 경제력이다. 미국은 패권국가로서 당연히 확보해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상실했다. 지금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은 달러의 기축통화기능이다. 여전히 교역의 상당부분이 달러로 결제된다. 그러나 달러의 이런 압도적인 역할도 점점 위축되고 있다. 군사력이 약화되고 경제력도 약화되는데, 달러가 제대로 기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하겠다.

이제 국제정치 무대는 3극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미국-중국-러시아가 국제정치를 주무르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미국은 단극의 패권국가에서 3대 강대국의 하나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힘의 역전현상은 당연히 전세계 국제정치질서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예측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하위파트너의 국부를 미국으로 강압적으로 이전하겠다는 지극히 분명한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유럽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같은 하위파트너 국가로부터 최대한 착취해서 이미 현실화된 중국과 러시아와의 세력경쟁에 대비하려고 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형적으로 파시즘이 해왔던 것이다. 히틀러가 전쟁으로 점령하여 전리품을 확보하고 이로서 독일의 위기를 해소하려고 했던 것이나,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하고 투자를 강요하여 미국의 위기를 해소하려고 하는 것이나 다를 것은 하나도 없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여러번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자본주의 운용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약탈당할 일만 남았다. 미국과 관계가 멀었던 나라가 경제적인 성취를 이루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다.

Posted using Stee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