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3 향후 동북아 국제정세의 시금석이 될 미국과 중국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

미국과 중국의 세력경쟁이 동북아시아 지역에 집중되는 것 같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주요 쟁점지역에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폭격은 서아시아 지역의 맹주가 이란이란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미국은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 지금은 별로 두드러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이런 전략적 실수는 계속해서 쌓이면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을 때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 대한 중국의 접근과 미국의 접근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같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모두 유화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별로 큰 뉴스는 아니었지만 중국은 일본에서 해산물 수입을 허가했다. 물론 후쿠시마 지역을 비롯한 일부지역에 대한 해산물 수입 금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오염수 방류이후 일본전역에서 해산물 수입을 금지했던 조치를 해제한 것이다. 한국에 대해선 관광을 대폭 허용했다. 앞으로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사드 사태이전에 한국의 주요도시는 중국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될지 모르겠으나, 한국경제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틀림없다. 중국의 한국과 일본에 대한 조치는 명백하게 한국 및 일본정부에 대한 분명한 유화적 시그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미국과 한국 및 일본의 관계는 껄끄러운 상황이다. 일본은 미국의 방위비 인상요구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외교 국방장관 회담도 취소시켜 버리고 말았다. 트럼프는 7월 1일 일본이 방위비 인상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관세를 30-35% 인상해서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입장이다.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 이렇게 무례하고 거칠게 대하는 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하다. 러시아를 상대로 할 때의 유럽의 지정학적 역할과 중국을 상대하기 위한 일본과 한국의 지정학적 역할은 그 의미가 다르다. 미국이 중국과 세력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한국과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중국과 대결구도를 형성하려면, 스스로 상당한 정도의 안보의 위험과 경제적 불이익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펌트가 한국 및 일본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조금이라고 이해한다면 이렇게 거칠게 협박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일본은 지금껏 미국과 관계에서 2+2 회담을 거부하고 취소시킨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의 이런 조치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이 이렇게 한 것은 미국의 요구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하고 명백하게 선언한 것이다. 일부 일본전문가들이 일본의 선거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은 일본이 미국에 대한 거부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10월 APEC 정상회담은 매우 중요하다. 다름아닌 시진핑이 참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이재명의 방문을 초청했다. 이번에 이재명이 가지 않으면 시진핑도 오지 않으며 앞으로 중국 단체관광객도 없을 것이다. 이재명은 APEC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라도 중국을 방문하지 않으면 안된다. 박근혜는 중국 전승기념절에 천안문에 올랐다가 탄핵을 당했지만, 이재명은 중국에 가지 않으면 탄핵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경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다죽어가는 내수 시장을 살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중의 하나가 중국의 단체관광객 방문이다. 중국은 무엇이 한국의 급소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행보도 과거와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양자간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의 관계나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동일한 처지다. 미국의 방위비인상요구나 관세압박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동일한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정상이 서로 만나 미국과 중국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방안에 대해 대화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정상간 협의를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이달말 일본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한국이 일본에게 제안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정이야 어떻게 되든,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와 전혀 다른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한국과 일본의 전략적 공조체제가 시작되는 계가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한일관계는 지극히 바람직하다. 한국과 일본이 더 이상 과거사 문제로 발목이 잡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장 현실과 미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시급하다.

앞으로 10월 APEC 정상회담까지 한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한국 일본 사이에 매우 중요한 회담과 대화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화는 앞으로 동북아질서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내부사정을 전혀 모르지만, 현정부의 외교정책을 움직이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위성락은 이런 그림을 그려나갈 성향의 사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