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4 트럼프의 미국, 이란 공격 의도에 대한 평가

패권국가의 특권은 자신의 구상에 따라 세계를 경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은 이런 저런 패를 던지고 있고 전세계는 미국이 던지는 패에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다.

미국이 던지는 패는 각각 독립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분명한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미국의 패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한층 더 강화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간 트럼프의 정책을 보면서 미국이 패권 상실과 약화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패권의 약화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의 유지는 물론 한층 더 강력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강력한 제국주의적 착취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과거 제국주의는 미개발국을 식민지로 삼았으나, 지금의 트럼프는 미개발국이 아니라 산업생산력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국가를 착취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대만과 유럽 그리고 새로 산업국가로 등장하고 있는 아세안을 상대로 강력한 착취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 이런 정도의 착취는 전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및 대만과 유럽은 미국에 압도되고 장악되어 있기 때문에 제대로된 저항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국제정치적 경험이 많은 유럽만이 트럼프에 대해 초기부터 저항하고 반대하고 있을 뿐이다.

필자는 트럼프가 이란에 대해 대규모 군사공격을 시도하는 의도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있다. 트럼프가 이란에 제시한 요구사항은 이란이 독립국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중단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단순하게 핵프로그램 중단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예 작정을 하고 이란을 타격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유라시아 동맹의 외곽을 타격하는 것과 동맹국을 착취하기 위한 시범케이스를 삼으려고 하는 의도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을 시범케이스로 강력하게 타격하여 한국과 일본 유럽이 대항하거나 저항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게 볼 여지는 충분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떼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이란에 대한 강력한 군사행동을 위한 노력의 절약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주의을 환기시키려는 외교적 술책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라스푸티차가 시작되어 러시아도 공격속도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무기지원을 하지 않기를 바라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의 강도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강력하게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의지의 천명과 행동으로의 실행간에는 심연과 같은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는 직접 군사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정보제공과 같은 지원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사실상의 본격적인 제3차대선이라고 하겠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의 외곽을 타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란 공격을 위해 2개의 항모전단이 집결하고 있으며,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에 B-2 전략폭격기가 집결하고 있다. 한국의 미군기지에서도 페트리어트를 위시한 무기들을 싣고 카타르로 이동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유감스럽게 한국의 언론에서는 이런 위기적 상황에 대한 보도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중요한 해외뉴스는 보도하지 않는 것은 한국언론의 특징이다.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책은 두가지다. 첫째는 전면전 수준의 강력한 타격, 두번째는 공군력에 입각한 경고적 의미에서의 타격이다. 문제는 미국이 어떤 공격을 하든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게 파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마도 미국은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표적정보를 획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도 이에 대한 방어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미국이 공격했을때 얼마나 성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란은 일단 공격을 받으면 전면적 수준의 대응을 할 것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를 공격할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해서 한국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전 패트리어트로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는 예단하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쟁발발하기 전부터 러시아의 승리가 분명했다. 그러나 이란은 상황이 다르다. 우크라이나 보다 훨씬 전망하기가 어렵다. 양측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의 폭이 너무 넓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국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던지 목적의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은 전쟁을 하지 않고는 존속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도한 것이나,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시도하려하는 것이나 본질적으로 전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