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05 시작과 함께 실패의 길로 접어 들고 있는 트럼프와 새로운 국제질서의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지 며칠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실패의 길로 접어 들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너무 성급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일들은 싹수만 보면 미리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미국도 그렇지 않은가 한다.
제1기와 제2기 트럼프의 행정부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제1기 트럼프는 너무 과감하지 못해서 실패했고, 제2기는 너무 서두르고 서둘러서 실패하는 것 같다. 마르크스가 역사는 반복한다.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트럼프의 미국이 실패했다고 하면 미국에 경도되어 있는 한국의 소위 지식인들은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른다. 그들은 미국이 빠져 나오기 어려운 덧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것을 마치 아름다운 무희의 댄스와 같이 생각하는 자들이다.
트럼프는 너무 성급하게 국제적 진공상태를 만들고 있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의 지배에 들어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잠재력은 여전히 부정하기 어렵다. 그동안 미국의 지배에서 숨도 쉬지 못하던 유럽이 스스로의 길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의 이런 태도는 68 혁명이후 처음보는 것 같다. 그 과정이야 어떠하든 유럽은 서서히 미국없는 유럽을 준비하는 것 같다. 미국은 더 이상 유럽에 개입할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유럽이 독자적인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것은 미국의 힘이 쇠퇴해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역량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힘이 약화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미국의 공공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트럼프도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질적인 개혁을 시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해서 크게 세가지 정도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앨런 머스크를 앞세워 미국 연방정부의 지출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두번째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수정하여 군사비를 줄이는 것이다. 미국이 나토에 자금규모를 줄이겠다는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은 중국문제로 인해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한국과 일본에게 주둔비용을 더 받아내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는 외국의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해서 세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관세를 올리는 것도 두가지 목적이 있을 것인데 첫째는 미국 연방정부의 세수를 확대하기 위한 것도 미국 제조업의 기반을 강화하는 것 아닌가 한다. 필자는 지금의 미국이 관세를 올려서 미국 제조업의 기반을 확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정책에서 유용한 것은 첫번째와 두번째 정도가 될 것이다. 그나마 효과가 있는 것은 두번째 항목인 미국의 안보비용을 줄이는 것인데, 그것은 반대급부가 작용한다. 미국의 영향력 약화다. 결국 미국이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면 미국의 패권적 경제적 지위도 약화된다. 당장 달러의 지위가 약화되고 미국 국채가격이 떨어진다. 그렇게 되면 미국 재정은 더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세번째 관세와 외국기업의 투자는 미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에 투자해봤자 미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관세로 보호받을 수 있는 미국의 기업이라면 국제사회에서의 경쟁력은 없다는 소리다. 겨우 동네 점방수준의 수공업이나 몇개 생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트럼프는 미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국에 나가 있는 미국의 기업을 불러 들이는 것이다. 당장 중국에 있는 테슬라를 불러들이고 애플 공장을 불러들여야 한다. 법인세가 없는 아이슬랜드에 나가 있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불러들여서 미국에서 법인세를 내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도 결국은 금융자본의 핵심적인 이해관계를 건드릴 수는 없는 것이다. 미국이 처한 문제의 핵심은 신자유주의로 인해 미국의 핵심기업들이 모두 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라면 아무리 미국이라도 버틸 수 없다. 트럼프는 미국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적인 문제를 회피하다보니 주변문제에 집중하는데 정책적 홍보효과를 노리다 보니 접근방식이 매우 과격한 양상을 보인다. 그러니 급격한 관세의 도입과 이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간의 관세전쟁은 매우 심각한 현상이다. 필자는 미국과 캐나다간의 갈등과 관계악화는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캐나다가 미국과 이별하면 그 부정적인 영향은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은 당연히 미국과 캐나다의 벌어진 틈을 파고 들어갈 것이다. 나라도 그렇게 하겠다.
트럼프는 돈이 많이 드는 군사적 대응보다는 경제적 대응으로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미국의 오만이다. 미국의 힘은 본질적으로 군사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강력할 수 있었던 것도 군사력의 뒷받침 때문이었다. 가치와 이념 민주주의 그런 것은 미국 군사력의 외피에 불과할 뿐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책을 수정하기 어렵다. 아마도 이렇게 시간은 갈 것이다. 미국은 트럼프 치하에서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서서히 혹은 급격하게 상실해나갈 가능성이 높다
국제정치질서는 새롭게 짜일 것이다. 이제까지는 미국, 중국, 러시아 3파전이었다면, 앞으로는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4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원래 세력균형은 5개가 되어야 안정적이다. 남북한과 일본이 손을 잡으면 제5세력이 될 수도 있는데 지금의 상황을 볼 때 그것은 그저 희망과 기대일 뿐인 것 같다.
유럽이 어떤 모습을 갖출 것인가는 앞으로의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가 국제정치적 변화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다면 전쟁의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