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2 북핵제재 전문가 패널의 폐지와 1945년체제의 종식 그리고 한반도와 대만의 전쟁가능성
유엔의 북핵제재를 위한 전문가 패널이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게 되었다. 러시아가 활동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2년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부터 유엔의 기능이 정지되고 있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이번 러시아의 북핵제재 전문가 패널 기간 연장 거부권 행사는 유엔의 기능이 완전하게 중지되었으며, 이는 유엔 안보리의 절대적 역할에 의해 기능해 오던 유엔의 사망신고를 의미한다. 유엔의 사망신고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후의 국제질서가 붕괴되었음을 의미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유엔이 다시 기능을 회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하겠다. 유엔 안보리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돌입하면서 유엔의 기능은 완전하게 정지되었다. 그리고 가자 사태이후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행위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게 되면서 유엔 안보리는 더 이상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가자전쟁의 휴전 결의안에 수차례에 걸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오면서 유엔 안보리는 사실상 사망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러시아의 북핵제재 전문가 패널 기간연장 거부권 행사는 유엔의 공식적인 사망선고라고 하겠다.
북핵전문가 패널의 폐지로 유엔의 북한제재는 무의미해진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북한의 움직임을 평가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관이 해체되었으니, 아무도 유엔에 북한제재 위반에 대한 공식적인 보고를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북제재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 되어버렸다. 북한과의 교역에 대해 유엔차원에서 누구도 위반이라고 평가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결국 회원국 각자의 재량에 따라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차원이 되어 버렸다. 미국은 회권국 각자의 재량에 따라 대북제재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미국이 미이행 국가를 제재하는 방식으로 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결국 유엔은 더 이상 기능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1945년체제가 완전하게 종식하고 있으나 아직 새로운 국제질서는 완전하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전쟁이후에 대강의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동북아지역에서의 전쟁도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1945년체제이후 어떤 국제정치질서가 형성된다 하더라도 그 핵심은 미국의 패권적 지위 상실이후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갈 것인가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패권을 상실하게 되는 국가들은 무슨 일이든지 가리지 않는다. 패권국가는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지 않기위해 온갖 저항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반도 및 대만에서의 전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충분하게 예측가능한 일이다.
최근 중국과 북한의 움직임이 매우 심상치 않다.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만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먼저 전쟁을 시작하기는 않겠지만 미국이 전쟁 상황을 조성하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으로보인다. 시진핑 3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한 완전한 전시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적 압박이나 강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만일 미국이 중국에게 지나친 경제적 압박을 가한다면 대만을 먼저 공격하여 점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하겠다. 중국은 미국과의 일전을 회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도 중국과 마찬가지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언제든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국이 북핵제거를 명목으로 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의 최근 움직임 역시 통상적인 모습과는 매우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만일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가차없이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국제정치적인 환경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중국을 믿지는 않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공동의 입장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과 중국의 입장을 보건데 한반도나 대만 어느 한곳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동시에 두곳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대만과 한반도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양쪽모두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결국 대만은 아주 단기간내 중국에게 점령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에서도 북한이 초반부터 우위에 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한은 전쟁발발시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것이다. 미국이 해공군이 제대로 지원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은 전쟁발발 즉시 미군 증원시 핵공격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며, 그 어떤 국가도 그런 핵협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미군 증원문제는 미국 의회내에서 갑론을박하다가 지원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군사적으로 볼 때 미군의 증원이 없는 상황에서 한미연합사는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 전쟁은 한국군 단독으로 수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한미연합사가 전시작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서 한국군 단독 작전지휘체제를 갖추는 것이 매우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군이 지상군을 증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한미연합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한미연합작전의 지휘는 지상작전을 기본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군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하는데 한미연합사의 작전지휘를 받게 된다면, 국가이익과 전쟁수행이 서로 상이하게 된다. 정치와 군사의 통일이 훼손되는 것이다. 연합사령관은 한국 대통령보다 미국의 관점에서 전쟁을 수행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쟁이 벌어진다면 한국전쟁 당시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군의 작전지휘 개입이 오히려 전쟁수행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 한국군이 단독작전수행 능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급적 신속한 한국군 단독 작전수행 능력을 보유하여야 하는데, 현 윤석열 정권하에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한국의 국내상황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프랑스 혁명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는 남한내 빈부격차이다. 전쟁이 나더라도 사람들이 싸우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킬 것이 없는 사람들이 왜 싸우려 하겠는가?
1945년 체제의 종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되어 가자지대 전쟁에서 그 정점에 도달했다. 그러나 어떤 패권국가도 호락호락하게 자신의 패권을 넘겨주지 않는다.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댓가를 다 치루는 경우가 많다. 결국 미국의 패권상실은 한반도와 대만전쟁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중국과 북한이 이상하게도 전쟁에 대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동안 미국의 대외정책 운영방식을 참고해보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대 전쟁에서 미국이 불리해질수록 한반도와 대만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