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24 이재명의 흡수통일 안한다 하기전에 먼저 '적대적 두국가관계'에 대한 입장부터 밝혀라
유엔총회 그리고 그에 앞서 김정은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25.9.21) 연설 전문이 발표되었다. 이재명의 연설과 김정은의 연설을 보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김정은은 통일은 없다고 주장했고, 이재명은 흡수통일은 없다고 했다. 솔직히 나는 앞으로 조선이 한국을 흡수통일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앞으로 30년에서 50년 정도이후면 최근 한국이 조선에 대해 흡수통일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던 상황이 거꾸로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국은 자신의 경제력이 마치 대단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물론 대단하다. 그러나 그런 경제력도 지정학적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 사상누각처럼 무너지고 만다. 경제력이 강한 나라가 지정학적 변화를 따라기지 못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경우는 적지 않다. 지금 한국은 현재 목전에서 전개되고 있는 지정학적 대격변을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생각도 하지 못한다. 김정은의 말처럼 한국은 외교와 국방을 모두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니 한국은 식민지국가라고 비아냥거리는 말에 뭐라고 대답하기도 어렵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한국은 주권의 행사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정은의 9월 21일 연설은 한국 언론에서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분석과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김정은이 한국에 대하여 제시한 내용에 대한 검토가 정부차원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전문가들의 단편적인 평가는 보이지만, 김정은의 발언에 따라 한국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정권은 대조선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자폐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한국의 정치세력이나 언론 그리고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무슨말을 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는 것 같다. 오로지 조선에 대해서는 비핵화라는 말만 되뇌인다. 생각하고 사고하는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김정은은 24년 1월 1일 남북을 '적대적 국가관계'라고 규정했다. 윤석열 정권이야 무능하기도 했고, 또 사실상 전쟁과 같은 군사적 충돌도 불사했던 것으로 보이니, 김정은의 이런 성격규정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고 하자. 그러나 이재명 정권도 김정은의 주장에 대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조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아무런 관심도 없이 오로지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말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권은 집권 즉시 김정은의 '적대적 두국가관계'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어야 했다. 묻고 싶다. 이재명은 적대적 두국가 관계라는 것을 인정하는가 아닌가? 필자는 한국도 조선의 이런 관계규정을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인정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남북기본합의서에서는 남북을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고 했다. 조선은 이제 남북을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국가 관계라고 성격을 완전하게 새로 설정한 것이다.
이재명은 김정은의 발언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그저 고장난 녹음기처럼 흡수통일은 없다고 되뇌이고 있을 뿐이다. 교류, 관계정상화, 비핵화라고 하는 END라는 말장난만 할 뿐이다. 흡수통일은 없다고 말하기 전에 이재명는 김정은이 제시한 적대적 두국가관계를 수용할 것인가 말것인가부터 결정하고 밝혀야 한다. 그리고 김정은의 적대적 두국가관계를 수용한다면, 앞으로 적대적 관계를 어떻게 협력적 우호적 관계로 바꿔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조선과 논의해야 한다. 이미 조선은 이재명과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이재명이 소위 그가 말하는 END의 첫번째 단계인 교류라도 하려면 이를 위한 우선적인 선행조치를 해야 한다. 필자는 조선이 이재명 정권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은 이미 한국보다 미국과 먼저 대화를 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조선의 특성상 이런 전략적 방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재명이 조선과의 관계에서 말장난으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한국의 소위 통일운동단체들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상황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조선은 통일 운운하는 단체와는 그 어떤 접촉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통일운동단체는 이미 그 의미를 상실했다.
조선은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하는 원칙을 분명하게 정해놓고 움직인다. 한국처럼 정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말을 이리저리 바꾸고 정책도 바꾸지 않는다. 한국도 조선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정해야 한다.
김정은은 한국의 주도세력에게 분명한 문제를 던지고 의중을 타진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권과 주도세력은 그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답변을 하지 못하는지 안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우선 이 질문부터 답하라.
조선은 국가인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