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11 처음부터 방향이 어긋나는 이재명 정권의 대외정책과 대북정책

in news 지정학과 세상읽기yesterday (edited)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재명 정권의 대외정책과 대북정책도 윤석열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같다. 물론 윤석열 처럼 어이없는 짓은 하지 않겠지만 더불어민주당 정권에게 기대했던 정도의 국익을 기반으로 한 대외정책과 대북정책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이다.

이재명은 취임하고 미국, 일본, 중국과 각각 정상통화를 했다. 여기에서 생각을 해보아야 하는 것은 정상간 통화의 순서다. 미국 다음에 중국이 아닌 일본과 통화를 한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앞으로 이재명 정권의 대외정책은 그가 말한 것처럼 한미동맹과 한미일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함께 10일의 시진핑과 통화에서 이재명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언급했다. 시진핑은 이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한중 양국의 공동이익인 만큼 중국 측은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위의 두가지 문제는 앞으로 이재명 정권이 어떤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인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겠다.

언론보도에서도 이미 여러번 언급되었지만, 미국은 한국의 이재명 정권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입장뿐만 아니라 미국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한국내 국제정치학자들이나 안보전문가들도 이재명 정권이 중국과의 적대적 관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야 자신들이 중국과 패권경쟁을 하고 있으니 한국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 입장을 취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국적의 국제정치학자들과 안보전문가들이 한국이 중국과 적대적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국의 이익과 정반대라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장부승 교수는 6월 7일자 조선일보에 쓴 칼럼에서 한국이 미래를 위해 미국과 연대를 해서 중국과 맞서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그가 주장하는 이유는 한국이 자유항행, 자유무역, 영토보전을 위해 미국 및 서구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과는 사실상 적대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현재의 자유항행과 자유무역에 가장 큰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무엇때문인가하는 것부터 한번 정리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 자유항행이 위협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수에즈 운하의 항행을 막고 있는 예멘후티의 공격이다. 예멘후티가 수에즈 운하의 통항을 차단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의 가자지대 점령과 봉쇄 때문이며,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가장 강력한 후원세력은 미국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누구를 탓하여야 하는가?

장부승 교수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해주장을 자유항행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의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는 과거 미국이 장개석 국민당 정권에게 인정해주었던 것이다. 미국은 장개석 때는 지금과 유사한 남중국해 영해를 인정했고 최근 들어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해주장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남중국해를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의 해상수송로를 직접적으로 차단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전에도 언급한적 있지만 한국은 중국으로 부터 일방적으로 해상수송로를 위협받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도 한국으로부터 치명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은 중국과 서해를 접하고 있다. 매우 좁은 지역이기 때문에 한국은 마음먹으면 중국의 해상수송로를 위협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간에 취약한 지역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위협하고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 잘지내야 이로운 상황이다. 필자는 우리가 가진 카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서해에서의 미사일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힘이 바탕이되어야 중국과 상호호혜적인 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서해에서의 미사일 능력을 강화한다고 해서 중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란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장부승 교수가 말한 영토보전이란 말은 현재의 한국에게 무슨 의미인지를 잘 알 수없다. 우크라이나 전쟁문제를 말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한국과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다.

필자가 장부승을 언급한 것은 그가 그런 논지의 칼럼을 썼기 때문이다. 필자는 장부승처럼 노골적으로 보수진영의 친미 친일적 주장을 하는 사람보다 더 위험한 것이 더불어민주당내의 친미 친일세력이라고 생각한다.

며칠전 박지원은 진보진영의 자주파 외교안보원로인사 '6인회'를 언급한적이 있다. 박지원이 언급한 6인회는 박지원 본인과, 위성락, 임동원, 정세현, 이종석, 문정인, 서훈이다. 박지원은 여기에서 위성락을 찐미라고 언급했다. 박지원이 말한 6인회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지 모르겠으나, 사실상 여기에 논의된 6인은 사실상 친미주의자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설사 임동원이나 이종석 등이 자주파로 한때 평가되었다고 해도 그들이 이미 투항해서 친미주의자가 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글에서 이종석이 국정권장에 임명되는 것을 보면서 이재명이 남북관계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는데 그것도 재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재명이 미, 일, 중 순으로 정상간 통화를 하게 된 것부터 평가해보자. 이런 순서를 정한 것은 안보실장인 위성락의 생각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런 점에 대해 국정원장 이종석의 입장도 반영되었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하겠다. 이재명은 당연히 취임이후 대외정책의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안보실장과 국정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일본, 중국 정상과의 통화순서는 매우 중요한 시그널이라는 점을 이종석이 알았다면 그런 점을 이재명에게 보고해야 했다.

시진핑과의 대화에서 이재명은 북한비핵화를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은 북한비핵화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이 북한비핵화라는 발언을 하게된 과정이 매우 걱정된다. 이재명의 발언은 안보실에서 작성했을 것이고 당연히 거기에 대해 국정원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종석이 남북관계를 염두에 두었다면 절대로 시진핑과의 대화에서 북한비핵화라는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했을 것이다. 이종석이 정상통화 내용에 전혀 개입을 못했다면 그는 이미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알고도 그랬다면 그는 더 이상 자주파라고 불리기 어렵다. 그는 박지원이 말한 것처럼 찐미파인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권과 대화를 하려고 할까? 남한 사람들은 북한의 상황을 너무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방적인 입장만 따지는 것 같다. 문재인 당시 남북관계가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김정은의 결정이었다. 아마도 북한내 남한유화파들의 주장을 수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은 자신이 추진한 남북관계 정책에 실패했다. 그 결과 북한의 대남 유화론자들은 모두 숙청을 당했다. 아무리 김정은이라고 하더라도 확실한 결과가 없으면 대남관계를 결정하기 어렵다.

이재명이 시진핑에게 북한비핵화를 요구하고 껍데기만 자주파인 이종석이 국정원장인 상황에서 남한과 의미있는 대화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완전한 오판일 것이다.

이재명 정권이 출범한지 며칠되지 않았지만, 대외정책과 남북관계 발전이 요원하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이재명은 대외정책과 남북관계에서 기존의 틀을 바꾸는 정책전환을 하지 않으면 그가 목표로 하는 경제발전의 성과를 거두기도 어렵다. 현재 한국이 처한 경제문제는 정부재정을 풀고 계수를 조정하고 하는 전통적인 경제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국제정치적 질서의 근본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존의 친미일변도 정책에서 탈피해서 한국의 본질적 국가이익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재명 정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대외정책과 남북관계에 있다. 문제는 이재명 정권의 대외정책과 안보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과거 국제정치적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발한지 며칠되지 않았지만 이재명 정권의 성공을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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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1, 정말 흥미로운 분석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 정책, 특히 미국, 일본, 중국과의 초기 정상 통화 순서를 통해 드러나는 외교 전략을 날카롭게 파헤치셨네요. 특히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언급에 대한 중국의 미묘한 반응을 짚어낸 부분은, 향후 외교 관계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장부승 교수와 민주당 내 친미 인사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균형 잡힌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이 처한 복잡한 국제정치적 상황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네요. '힘의 균형'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설득력 있습니다. 이처럼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력 덕분에 많은 스티미언들이 이 글을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국제정치 및 외교 관련 심도있는 분석 기대하며, 많은 분들의 건설적인 의견 교류가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