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30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 군사환경, 한미동맹도 별다른 도움이 되기 어렵다.

인간은 편하고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 사회 그리고 국가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안보도 그러하다. 안보환경이 변화고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있어도 기존의 틀에 그대로 안주하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특히 한국은 그런 경향이 유독 심한 것 같다. 역사적 교훈이란 그저 말에 그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한반도 주변안보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중국 러시아 및 북한의 군사력이 확장하고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쇠퇴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한반도 주변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해에 미국의 해군함정이 제대로 진입하지 못한 경우는 오래되었다. 서해안에는 미국 항모가 진입할 생각을 아예 하지도 못한다. 동해안에는 북한의 핵무기 위협때문에 미국 항모가 진입하지 못하고 있으며, 서해안는 중국의 반발 때문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못한다. 최근 미국 항모는 겨우 남해지역에 잠시 머무는 정도의 활동밖에 하지 못하고 훈련은 제주도 남방에서나 하는 정도이다. 얼마전에는 일본의 서쪽 해안에서 미일해군 훈련을 하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 보도를 확인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남해와 동해를 제집 드나들듯이 왔다갔다 한다. 중러해군간 연합연습을 동해에서 수시로 하고 남해에서도 한다.

이말은 유사시 한반도의 해상 수송로가 완전하게 차단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해군이 아무리 증강을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기존의 해군 함정으로는 최소한의 해상방위력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이지스를 아무리 만들어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비대칭적인 수단밖에 없을 것인데 그 내용은 이글의 논지를 벗어나니 이정도에서 그치겠다.

미군이 군산비행장에 F-35를 배치하고 한국군이 추가로 F-35를 구입해서 군산비행장에 배치한 것도 미국이 처한 현실적 한계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한국공군은 정상적이었다면 F-35를 구매하는 것보다 KF-21을 구매하는 것이 더 바람직했을 것이다. 한국이 북한만 고려했다면 F-35보다 KF-21을 구매하는 것이 여러가지로 더 좋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F-35를 한반도에 추가배치해서 중국에 대응하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5세대 항공기로 F-35는 그리 성공적인 작전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을 했을때 F-35는 이란 국경 한참 전에서 돌아와 버렸다. 당시에 F-35가 이란의 레이더 망에 탐지되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레이더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보도는 여러번 있었다. 이렇게 보면 미국해군의 작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F-35의 군산 배치는 별로 군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한국 공군의 F-35 도입에 따라 북한도 이를 탐지할 레이더를 개발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상당한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이미 그런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흑해지역에서 F-35가 러시아의 SU-37에 요격 당하는 영상도 여러번 올라왔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한반도는 동해 서해 남해안에서 해상 우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제공권도 위협받고 있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 공군기는 심심하면 KADIZ를 넘나들고 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최근들어서 한반도 군사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한미동맹을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 지금 전혀 다른 성격의 안보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동해는 러시아의 내해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서해를 내해화하고 있다. 서해에서 한국해군과 중국해군이 아무리 갈등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미국해군과 공군은 개입할 수 없다. 미군은 개입하는 시늉도 내지 못할 것이다.

결국 현재 서해에서 한국과 중국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문제도 양자간에 해결해야 한다. 미국의 도움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만일 동해에서 러시아의 해군이 남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것에 대한 대비도 한미가 아니라 한국 해군과 공군이 단독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북한이 5천톤급 구축함 최현 호를 진수했다. 북한이 5천톤급 구축함을 진수했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한국이 장악하고 있던 동해에서의 해군우위도 서서히 상쇄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 여전히 한미동맹이란 추상적인 개념에만 매몰되어 있는 현재의 정치인들이 걱정되는 이유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식하는 것이 먼저다. 정말 문제는 그게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