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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kr-diaryyesterday

하나가 가고 또 다른 하나가 온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또 앞으로 같이 일할지도 모르는 새로운 인연을 만든 그런 하루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감정, 정신 등을 소모하는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거절을 잘 하지 못하는 나로써는, 또 더 쉽고 직관적인 방법이 있는데 굳이 어려운 길들을 가고 있는 사람들을 그냥 놔둘 수 없는 오지라퍼의 입장에서 내 앞길도 제대로 물꼬를 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누가 누구한테 강의를 하고 있는지 참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누군가는 과거의 내 모습을 보고, 또 누군가는 내가 말하는 내용을 보고, 내가 전문가라 생각하며 이야기를 건네지만, 솔직히 딱 까놓고, 그냥 트렌드에 빠르고 이해도가 빠른 사람들이면 누구나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들 나를 어떻게 보면 좋게 봐주는 건지, 아니면 내가 순진해 보여서 나를 잘 이용하는 건지 의도 파악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오랜만에 옛날 인맥들한테도 문자 한통씩 안부 인사들도 뿌리긴 했는데, 긍정적인 답장은 안 온듯 싶고, 이런저런 세미나 강의 요청들은 받긴 했는데, 내가 그럴 자격이 되는지 항상 의문스럽기에 나는 내가 잘하는 계산거리가 뭐 있나 그런거를 찾아보고 이야기 하며 오후 시간을 보낸 듯 싶다. 나 혼자만의 능력이 뛰어나면 다른 사람들의 협력과 공동연구 없이 그냥 혼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진행하고 소소한 결과물을 싸지를텐데, 이게 만년 계약직 생활을 이어가다보니, 만들어가고 있는 커리어에 흠집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서는 자가 검열을 하게 되고 이게 참 경직된 사고를 만드는 듯 싶다.

그렇다고 정규직이 되고 난 뒤에,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또 과거의 습관을 이어갈 것이 뻔한 미래인데... 흠... 일단 다른거 다 필요없고, 계산이나 실컷 하고 싶다. 그것이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바라는 전부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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