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THE DAY 45
“저게 UFO구나!”
“쉿!”
이상진 기자와 서명식 기자는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서로에게 말조심하라고 손가락을 입에 대고 있었다. 몹시 긴장한 탓인지 두 사람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고, 두 눈을 부릅뜬 채 눈동자가 크게 확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그러고 있는 사이에 UFO는 진공청소기처럼 사람들을 빨아들인 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일단 내려가 보자.”
겁이 없는 편인 서명식이 먼저 종종걸음으로 조금 전까지 사람들이 땅을 파고 있던 곳으로 내려가서 땅을 살폈고, 이상진도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서명식을 따라 사람들이 사라진 현장으로 다가갔다.
“어떻게 아무런 흔적도 없냐? 사람도 UFO도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어.”
서명식은 땅을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발로 땅을 구르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는 모습이었다.
“급한 대로 핸드폰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했으니까 일단 철수하자.”
이상진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자랑스럽게 손에 쥐고 흐뭇한 듯이 바라봤다.
“너 혼자 특종 먹기 없기다. 그 동영상 같이 공유하는 거야! 그런데 영상은 잘 나왔어?”
서명식은 이상진의 스마트폰을 손으로 잡으려고 했다.
이상진은 서명식의 손을 뿌리치고 스마트폰을 바지주머니에 쏙 집어넣었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우리 집으로 가자. 마누라가 아이들하고 친정에 가고 없거든.”
이상진이 싱긋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래. 그건 그렇고... 어때? 내 말이 맞았지? 내가 전에 연예부 기자를 잠깐 있을 때, 민지희가 매니저하고 꽤 친하게 지냈거든. 민지희가 신인 때, 내가 기사도 좋게 써줬고.”
“놀라운데? 서명식, 니가 기사를 좋게 쓸 때도 있었다니.”
“야! 사건 사고 기사들이 많아서 그렇지 마구 날리는 스타일은 아냐! 하여튼 민지희이 하고 대통령 죽은 시간이 비슷했잖아. 그래서 민지희가 매니저한테 바로 물었지. 대통령과 민지희가 만나고 있는 걸 목격한 사람이 있다고 슬쩍 떠봤지. 매니저 녀석이 순진하고 겁이 많은 편이거든.”
“알았어. 그 얘기 벌써 몇 번째냐? 그래서 안가에서 민지희네 회사 사람들하고 대통형 비서실장이 만난다는 걸 매니저한데 듣고 이렇게 현장을 잡았다 이거 아냐?”
“어쨌든 이상진이 너, 전에 나를 개무시하고 그랬었지? 내가 이래 뵈도 촉은 보통이 아니야, 알았냐?”
“그래서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헛다리를 짚었냐? 니네 신문사에선 널 뭘 믿고 안 자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짜식! 바로 오늘 같은 특종이 있을 거란 걸 알기 때문이지. 하하하.”
“하여튼 잠깐 보니까, UFO 영상은 꽤 잘 나온 것 같더라. 며칠 전에 카메라 해상도 높은 스마트폰으로 바꾸길 정말 잘했다니까.”
“그래. 빨리 니네 집으로 가자! 갑자기 으스스한 게 소름이 막 돋네. 아까 안가에서부터 차로 쟤들 미행할 때보다 더 서늘하고 춥다.”
불현듯 두려움을 느낀 두 사람은 잰 걸음으로 걸어서 주위를 열심히 살핀 뒤에 멀리 세워둔 차에 올라타고 빠르게 현장을 벗어났다.